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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4. 23 스포츠서울 전통건축에 한평생 올인! 대목장 김창희씨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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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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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건축에 한평생 올인! 대목장 김창희씨 인터뷰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라는 고 박동진 선생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우리 전통건축에 한평생을 바친 김창희 대목장(75)을 청도에서 만났다. 연세에 비해 건강해 보였지만 틀니 때문인지 말씀을 받아 적으려면 귀를 쫑긋 세워야 했다. 김창희 대목장은 6·25전쟁 때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1958년 경남 합천 해인사에 들러 절을 중보수하는 모습에 반해 그 길로 목수가 됐다. 해인사 지정목수에서 출발해 수많은 우리 전통건축을 중보수하며 장인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한 진정한 대목장이다. 제도권 진입을 스스로 거부해 무형문화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하지만 김 대목장은 불국사 부석사 불영사 관음사 경복궁 해운정사 그리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 등 수많은 우리 전통 문화재를 중보수하는 데 크게 활약한 주인공이다. 화려한 경력과는 달리 한옥학교 문을 두드리자 김 대목장은 녹차 한 잔을 건네며 소박한 웃음으로 기자를 반겼다. 화창한 봄날, 화사한 벚꽃 나무 그늘에서 김 대목장에게 45년 넘게 외길 인생을 살면서 도편수로서 가장 인상에 남는 작품이 무엇인지 물었다.
“지난해 충북 청주의 대순진리교 사찰에 5층 목탑을 지은 것이죠.”
보통 목탑은 내부가 텅 비어 사람이 올라갈 수 없지만 김 대목장이 지은 5층 탑은 3층까지 마루가 있고 5층까지 올라갈 수 있는 구조로 지어졌다. 사실 이런 기술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연구과제일 정도로 목수로서 최고로 평가받는 기술이다. 심주를 하지 않고 몇 개의 기둥만으로 5층까지 올린 것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고난도 기술이기 때문이다. 김 대목장이 한국 최고의 대목장으로 꼽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2년 전 부산의 해운정사 3층목탑도 직접 설계하고 도편수했다. 김 대목장의 집은 대구에 있다. 그러나 그는 청도 한옥학교에서 직접 뽑은 목수들에게 실기를 가르치는데 전념하고 있다. 5남 1녀의 자식 중 아들 4명이 대목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넷째아들은 법대를 나와 고시에 1차합격까지 했지만 공부를 그만두고 김 대목장의 가업을 이어받았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평생 동안 절집과 전통가옥에서만 머물러온 김창희 대목장. 그에게서 느림의 아름다움이 흠뻑 묻어난다.
이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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