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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4. 23 스포츠 서울 변숙현 교수의 내고향 청도 운문사의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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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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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숙현 교수의 내고향 청도 운문사의 봄
내 고향 청도를 스포츠서울 독자들에게 알릴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해마다 봄이 오면 수많은 상춘객들이 청도의 자랑인 운문사를 찾아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을 보여줘 흐뭇하다. 운문사는 내가 어릴 적부터 놀이터(?)로 사용할 만큼 오랫동안 머물러온 곳이다. 아마 부지불식간에 절을 좋아하다 보니 전통건축을 가르치는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된 것 같다.
운문사는 과거 대작갑사로 불렸고, 동서남북에 크고 작은 사찰이 있었으며 중앙에 중심 사찰이 자리해 ‘오갑사’라고도 불렸다. 또한 평지 위에 똬리를 튼 운문사는 전통적인 가람배치에서 다소 어긋난다. 그 이유는 보통 절집들은 배산임수를 따져 창건되지만 운문사는 산을 안고 있는 형상이다. 이것은 현재 운문사가 신라 진흥왕(560년) 때 창건됐을 당시의 위치와 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또한 과거에는 경내로 들어가는 방향이 동쪽에서 서쪽이다 보니 절집의 모습이 무척 단조롭고 성계와 속계가 구분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학장 스님이었던 명성 스님이 절 입구를 북쪽으로 바꾸면서 이 같은 단점도 많이 보완됐다.
운문사는 임진왜란 때 상당 부분 소실됐지만 그나마 가장 옛 모습을 잘 갖추고 있는 것이 18세기에 지어진 ‘비로전’과 통일신라시대 양식으로 건축된 쌍탑 및 작압전이다. 비로전은 원래 대웅보전이었으며 비로전 앞에 있는 쌍탑은 현재 위치가 아니라 학승들이 기거하는 ‘불이문’ 쪽에 위치했다. 또한 삼짇날 막걸리 10말을 마신다는 ‘처진 소나무’는 부처님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얘기도 전해 내려온다. 일연 스님이 노모를 모시고 이곳에 머물며 삼국유사를 썼던 곳이기 때문에 빼어난 건축미와 더불어 유적으로도 소중한 절집이다. 운문사는 1958년 불교정화운동 이후 비구니 전문강원이 개설됐고 1987년 승가대학으로 개칭돼 승려 교육과 경전 연구기관으로 수많은 수도승을 배출했다.
끝으로 운문사가 가지는 이미지는 한마디로 청초한 난향이나 청순미가 흐르는 도량으로 비구니 학승들이 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대웅전 앞에 놓인 학승들의 하얀 고무신을 보면 고결함까지 느껴지는 곳이다. 특히 운문사는 봄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봄이 가기 전에 꼭 한번 들러보기를 권한다.
변숙현밀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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