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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3.31영남일보 "기자가 만난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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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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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사람] 청도 한옥학교 변숙현 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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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가장 닮은집 짓기 행복해요"
전통건축 석·박사전공 10여년
강의
이론·실제 겸비 교육 필요성 절감, 학생들에 '한옥의 美' 알리기 뿌듯
PEOPLE
"집짓는 것이 저에게는 바로
수행(修行)입니다. 선건일미(禪建一味)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주위에서는 왜 그렇게 어렵게 사느냐고도 하지만 집짓는 일을 가르치고
집을 생각하는 것이 너무 좋고 즐겁습니다. "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석·박사 과정에서 전통건축을 전공한
변숙현씨(46·청도한옥학교 교장)가 청도군 화양읍 범곡리에 한옥학교를 설립, 본격적으로 '우리집'에 대한 교육을 시작한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그는 한때 전원주택 사업을 하기도 했고, 대학에서 건축에 대한 강의도 10여년간 한 적이 있다.
"한국의 예비 건축가인
대학생들이 우리 건축을 실제로 접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지요."
그는
우리 건축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젊은 학생들이 실제로 한옥을 짓고 그것을 이론화하고, 또 미래형 한옥에 대한 연구도 할 수 있는 실습 가능한
공간에 대한 구상을 꾸준히 해온 것이 오늘의 한옥학교 운영으로 귀착됐다고 한다.
한국 전통 건축의 대가인 김일진 박사(71·영남대
명예교수)의 제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변 교장은 한옥에 대해 한 마디로 '오랜 세월 속에 검증된 집이며, 우리 민족만이 느낄 수
있는 무한한 조형원리가 있는 아름다운 집, 자연을 가장 많이 닮은 집'이라고 정의한다
지금까지 한옥학교를 거쳐간 학생들 중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미래 한국건축의 꿈을 키워나가는 사람도 많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옥학교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도 벌써 100여명이
된다.
2003년 10월에 개교했으니 2년도 안된 기간 동안의 일이다. 요즘 그가 특별히 애정을 쏟고 있는 프로그램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옥 체험학습이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의식에 한옥의 아름다움을 심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에게 옛 것의 아름다움과 공학적 메커니즘을 인식시켜 준다는 것은 곧 미래 한국건축의 방향을 잡아주는 씨앗이 되니까요."
이러한 취지로 운영되고 있는 어린이 한옥체험학습도 벌써 4회에 걸쳐 100여명이 참가했다. 울산, 부산, 대구, 청도 등 다양한
지역에서 학생들이 팀을 만들어 참여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한옥학교에는 내로라하는 한국의 전통 한옥 장인들이 상주하다시피
하거나 수시로 강의를 하러 들른다. 목수로는 문화재수리기능자 목공 380호 김창희씨,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구들 연구의 대가 김명환씨 등.
변 교장은 한옥 박물관 조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한옥학교가 들어서 있는 지금의 자리 일대 야산 2만여평을 노천 한옥
박물관으로 만들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활용해 아름다운 오솔길도 만들고, 그 길을 거닐며 다양한 형태의 한옥을 차근차근
보면서 한옥의 아름다움과 그 공학적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박물관이 될 것 같다.
그는 또 집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이 한옥학교를
찾으면 집에 대한 구조, 집짓는 법, 자재 고르는 법, 미학적 조언 등 무엇이든 성심성의껏 이야기해 준다. 가능하면 현장까지 가서 집 이야기를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모두가 우리 집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 하나로 하는 일이다.
모두가 편리만을 좇아가는 시대에 우리
전통집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단순히 자기만이 즐기는 차원을 넘어 그 전통을 이어나가는 것은 물론, 나아가 오늘에 되살리는 일을 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가 이런 일을 꾸준히 밀고 갈 수 있는 저력은 아마 꾸준한 그의 수행력(修行力) 때문이 아닐까? 그는 한옥학교 한 모퉁이에
마련한 자신만의 조그마한 공간에서 매일 아침 참선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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