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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8.27 어린이신문 굴렁쇠(240호) 옛날 집짓기에 나선 아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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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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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집짓기에 나선 울산 굴렁쇠 아이들-
* 움집 짓기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청도 남산 기슭에서는 울산 굴렁쇠 동무 열 셋이 모여 옛날 집짓기를
했어요. 첫째날과 둘째날은 집 짓는 내내 비가 내려 온몸이 비와 땀, 흙탕물로 뒤범벅이 되었지
요. 얼마나 힘들었던지 어떤 동무는 다시는 선사체험을 하지 않겠다고 했고, 어떤 동무는 선사 때
살았던 사람들이 너무 가엽다고 했어요. 하지만 누구라 할 것 없이 움집이 서서히 지어지자 죄다
낯빛이 조금씩 밝게 바뀌기 시작했지요. 자, 그럼 다 같이 선사 시대로 되돌아가 움집 짓기를 한
번 해볼까요?
먼저 터 잡기예요. 터를 고르고 다져야 해요. 풀도 뽑고 나무도 베어야지요. 돌도 치우고요. 그
리고 삽과 괭이로 땅을 판 뒤 바닥을 튼튼하게 골라야 해요. 하지만 시간이 없어 포크레인의 도움
을 받았지요. 그 다음은 집 짓는데 필요한 재료 구하기예요. 둘레에 널려 있지만 맘에 드는걸 골
라 오려면 진땀을 빼야해요. 왜냐하면 수풀에 사는 모기에게 쏘여야 되고, 풀독이 오르는걸 참아
야 하거든요!
재료를 다 구한 뒤엔 집터에다 화덕 자리를 정해 화덕도 짓고, 기둥 구멍을 파 기둥을 세워야 해
요. 이때 매듭엮기를 익혀야 하지요. 그래서 첫째날 밤에 네모엮기란 매듭법을 배웠어요. 하지
만 막상 해보니 배운 데로 하기가 참 힘들었어요. 게다가 비까지 쏟아지고, 발은 또 진흙에 푹푹
빠져 발 떼기조차 어려웠지요.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가지요? 결국 선생님들까지 나서 기둥
을 세우고 서까래를 바치고 하나하나 묶어 나갔어요.
이제 남은 일은 딱 하나, 바로 지붕 엮기예요! 짚을 여러 단으로 나누어 이어야 해요. 그리고 잇
는 대로 지붕에 올려야 하지요. 그러나 날은 어두워지고 죄다 지칠데로 지쳐 안타깝게도 지붕 한
쪽은 다 덮질 못했어요. 대신 마지막날 다른 움집을 지었지요. 바로 모형 움집이예요. 저마다 하나
씩 지어 가져갔으니 이번 집짓기에 나선 아이들은 움집을 두채나 지은 셈이예요. 그리고 무척 힘
들었던 만큼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을 가슴에 새겼을 거예요. 힘든 만큼 소중한 추억, 귀한 공부
가 됐을 거라 믿어요.
글 구경래 기자 (raek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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