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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일보 "아파트의 '맛'+ 한옥의 '멋'…편리함에 여유를 갖춘다"(08.07.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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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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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맛'+ 한옥의 '멋'…편리함에 여유를 갖춘다"
도심 한복판, 빽빽한 빌딩 숲에 한옥의 정취를 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거실보다 높은 베란다, 아파트 내에 차실 만들기, 현관에 작은 쪽마루 만들기, 한옥의 문양과 소재로 인테리어 하기 등 웰빙의 바람을 타고 거주공간에 느림과 명상의 한옥적 정서를 접목하는 시도가 활발하다.
이 같은 흐름은 4~5년 전부터 우리사회에 불어닥쳤다. 집을 꾸미는 재료와 공간을 좀더 친환경적이며, 건강을 고려하는 웰빙의 바람과 맞닿으면서 한옥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한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파트를 한옥식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라고 말한다. 전통재료를 구하기 힘든 것은 물론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전문가를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비용도 일반적인 인테리어와 비교해 다소 높은 편이다.
기어공방 김영주 대표는 "웰빙시대가 도래하면 어떤 방향으로 갈까를 생각하던 중 한옥스타일 인테리어를 개발했는데, 최근 들어 한옥식 인테리어가 우리사회에 유행처럼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고객들의 기호를 살펴보면 좀더 전통적인 공사방법을 고수하면서, 시대에 맞는 감각으로 디자인 하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인 듯 하다"고 덧붙였다.
■ 이렇게 바꿔 보세요
◆ 전통한옥은 나무와 흙과 종이로 만든 집이다. 이 중 나무가 차지하는 부분이 전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테다. 한옥하면 처음으로 생각나는 부분이 바로 나무로 만든 넓은 대청마루와 나무 기둥인데, 한옥인테리어는 확장한 베란다에 원목이나 고재나무로 만든 마루작업을 한다. 안방쪽에는 원목 중 냄새가 좋기로 소문난 스기목이나 적삼목을 사용해 쾌적한 분위기를 고려한다.
◆ 한옥을 보면 넓다란 마루와 함께 생각나는 것이 창호다. 창호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대문, 방문, 창문 등이 있다. 창호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빗살무늬, 그물무늬 등 다양한 창호의 문양에는 삿된 것을 물리친다거나 공간에 머무는 사람의 권위를 상징하는 등 남다른 의미가 깃들여져 있다. 전통한옥에서는 도편수가 알아서 진행하겠지만, 아파트에서는 전문인력 구하기가 어려워 일반 인테리어 목수가 해결하는 편이다.
◆ 일반적으로 도배는 초배를 바르고, 그 위에 정배를 한다. 하지만 전통 도배는 한지를 가지고 벽과 천장을 초배, 중배 그리고 정배를 한다. 즉 일반적인 도배는 두 번 하면 마치는 것을 전통도배는 세번, 네번까지도 하는 것. 주목할 점은 아파트 도배과정에는 시멘트의 독성과 미세 먼지를 없애는 특별한 과정이 필요하다. 전통한옥은 황토벽에 천연종이인 한지를 바르지만, 아파트에서는 황토 대신 참숯으로 만든 도료를 시멘트벽 위에 칠함으로써 시멘트의 독성을 해결하고 있다.
◆ 아파트의 창호와 바닥, 벽지 등을 한옥식으로 구성했다면 거기에 맞는 가구와 소품으로 집을 꾸미는 것도 관심이다. 거실 혹은 방을 개조해 은은한 차실을 꾸미거나, 한지로 멋스럽게 만든 특별한 커튼을 설치하기도 한다. 조명이 집안 분위기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니 집안 전체와 어울리는 전통조명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 변숙현 청도 한옥학교 교장…"아파트 건축에 한옥의 정신 구현 가능성 충분합니다 "
"아파트를 서양의 건축문화라 생각하고 쉽게 폄훼하기 일쑤지만, 현대 아파트 건축에는 한옥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변숙현 한옥학교 교장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집에 대한 의미와 가치도 많이 변하고 있다"면서 "사색과 느림이라는 한옥의 기본정신을 오늘날의 아파트 문화에 실용적으로 담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건축가들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시대에 생산되는 건축자재를 활용하면서 전통성과 현대적 감각을 조화롭게 조율한 현대적 의미의 한옥의 정형을 찾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옥은 단순히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우리 민족과 함께 수천년의 역사를 걸어온 하나의 유기적인 생명체"라고 전제한 그는 "최근 들어 한옥의 정신과 건축양식을 배우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는 것만 보더라도 한옥은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김은경기자
◇도움말 및 사진협조=청도한옥학교, 기어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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