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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화로운 삶 / 목눌(木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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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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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가슴이 휑할 때가 더러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일상이 무료해서가 아닐 터인데도 길을 가다 귀중한 무엇을 잃은 듯 자꾸만 뒤돌아 보게 하는 이 허전함은 대저 어디에서 밀려오는 것일까? 오늘따라 유난히 삶의 무게가 고개를 짓누른다. 옛 글 운운하며 성현의 말씀을 좇아 스스로를 위안할 입맛도 영 싱겁다. 온전한 삶에 대한 동경은 자유로운 비움의 사색이 필요하다는 것을 능히 짐작한 바 주저 없이 벽을 마주하여 책상다리하고 고요히 앉아 본다.
언제부턴지 텅 빈 뜰을 거닐고 있었다. 흔적 없이 비질하는 몸짓에 매이고 끄달리는 삶 가만 놓아 둔다.
숨 쉬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생명의 힘일진대 업삼아 건축을 한답시고 참으로 많은 집을 마음으로 지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건축미학을 드러내며 건강하게 뽐내는 집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형체만 온전한 집이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결여된 집, 온전한 삶의 실체가 담기지 않은 무기력한 집이었던 것이다.
얼마 전의 일이었다. 다행히 지면을 통해 생명의 춤사위가 너울대는 감동적인 집 짓기를 경험한 것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스코트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의 조화로운 삶이란 책 속에서 그들은 지혜를 모아 자연의 일부로서 아름답고 건강한 집을 땀으로 일궈내고 있었다. 이 부부의 조화로운 삶에 바탕을 둔 집짓기에서 나는 비로소 건축적 최선을 발견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일지라도 그 작가의 치열한 삶이 녹아들지 않았다면 우리에게 감흥은 줄 수 있어도 지속적인 감명을 전하지 못하는 이치를 본 것이다.
나는 오늘도 집에 대한 숱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이야기는 아마 찻잔에 달이 뜰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내게 돌아올지라도 멈출 수 없는 것은 배우고 익힌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 또한 허공에 얽힌 그물처럼 너와 내가 협동하는 삶의 자세가 아닌가?
고요한 가운데 일어나는 한 줄기 행복한 마음을 챙겨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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